필리핀의 7월은 영양의 달(Nutrition Month)입니다. 영양의 달을 맞아, 필리핀 불라칸 주의 도시빈민 이주민지역 가야가야에서 아동을 위한 영양 및 위생교육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주민기초의료보건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곳에서 캠프는 40여명의 지역아동들을 대상으로 필리핀국립대학교 지역개발학과 학생들과 함께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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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식품을 먹고 있는 가야가야 지역의 한 아이)

 

가야가야 마을에 가면 불량식품이나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먹고 있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만 보아도 아이들이 먹다 버린 과자봉지가 대다수. 무더운 필리핀의 날씨 탓에 길거리 음식은 상하기 십상이고 이로 인한 식중독환자도 적지 않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규칙적인 식사가 불가능한 이들에게 영양가 없는 값싼 불량식품과 비위생적인 길거리 음식은 이들로 하여금 영양실조 혹은 영양불균형으로 고통 받게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불량식품이나 길거리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역시도 아동 및 청소년들의 잘못된 식습관이 사회 문제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는 달리 이곳에는 이러한 아이들을 제재하는 부모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야가야 마을의 한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는 채소가 값싸기 때문에 집에서는 주로 채소, 야채를 많이 먹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집 밖에서 건강한 음식 보다는 달고 맛있는 불량식품을 많이 먹죠. 고기는 너무 비싸고, 가끔은 밥 대신 값싼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해요. 사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인 우리들도 불량식품이나 길거리음식을 더 좋아하거든요.” 육식위주의 생활습관으로, 야채를 즐겨먹지 않고 짜고, 달고 튀긴 음식을 좋아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식습관은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에 적신호를 켜고 있었다. 이곳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이들에게는 건강한 음식 보다는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더 중요했다.

 

박테리아가 무서워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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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뛰어 노는 가야가야 지역의 아이들)

 

비가 많이 내리는 요즘 같은 우기에는 가야가야 마을의 많은 아이들이 첨벙첨벙 흙탕물을 튀기며 뛰어 놀곤 한다. 이렇게 비가오면 빗물로 온 몸을 적시는 것이 이들에겐 목욕이다. 또한 많은 아이들이 맨발로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닌 후에도 잘 씻지 않는다. 게다가 가야가야 지역에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빈 병이나 플라스틱을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빈 병을 주운 후 올바른 손 씻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비가오면 바닥에 고인 빗물로 손을 씻는 게 다 일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야가야 마을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치아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 어릴 적부터 올바른 양치습관이 베어있지 않아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이가 상해 이빨 빠진 모습을 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이를 닦는 것이 전부일 거에요. 집에 칫솔, 치약이 없는 경우도 허다해요.” 가야가야 의료센터에서 일하는 레아 아주머니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잇는다. 박테리아가 아이들을 무서워할 정도라고. 가야가야 지역의 70%의 아이들이 청결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잔병치레가 많고 각종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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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야가야 의료센터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아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야가야 의료센터의 로잔 의사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주로 감기나 식중독 등 기초위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는 병으로 의료센터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가정에서는 위생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그나마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으로 어느 정도 위생의식을 가지고 있는 반면,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은 기초위생의식이 상당히 결여되어있다. 아이들이 많은 나라 필리핀. 지금 이들을 위한 위생교육이 절실하다.

 

위생에 눈뜨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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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이를 닦아보며 올바른 양치질을 배우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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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닦기, 손 씻기, 머리 감기, 영양교육으로 나누어 진행된 세미나)

 

가야가야 지역에서 의료사업을 진행하며, 이들의 병을 고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기초보건의식이 상당히 결여되어있는 이곳 아이들에게 위생교육으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이 아이들이 올바르고 청결한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캠프는 어린이들을 위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손 씻기, 이 닦기, 머리감기, 영양교육 4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진행된 세미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노래와, 그림으로, 또한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청결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왜 손을 씻어야 하는지, 왜 이를 닦아야 하는지, 왜 청결한 생활습관이 중요한지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40여명의 아이들과 함께한 세미나는 기초위생뿐만 아니라 어떤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고 어떤 음식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음식인지 분별하여 아이들이 조금 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영양교육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번 한 번의 교육으로 모든 아이들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캠프는 오늘 작은 변화의 한 걸음을 걸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의 위생 및 보건의식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위생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야가야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한 미래를 꿈 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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